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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자화상 여적/ 자화상 설악산 백담사 오현 스님이 석달 전 문자를 보냈다. “노망이 들어 무문관에 있습니다.” 여든을 넘긴 나이에 스스로 무문관(無門關·밖에서 문을 걸어잠그고 수행하는 방)에 들어가 하루 한 끼만 먹으며 겨울을 났다. 시조 시인으로도 유명한 스님은 등 시집에 늘 동그라미와 눈썹만으로 단순한 얼굴을 그려주곤 한다. 이게 스님의 자화상인데, 불교적인 무심(無心)의 심상이 느껴진다. 김수환 추기경의 자화상도 동그라미 안에 눈과 코, 입을 간단한 선으로 쓱쓱 그린 뒤 ‘바보야’라고 적었다. 추기경의 자화상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바보나눔재단’의 심볼로 쓰인다. 램브란트, 고흐, 고갱, 피카소, 베이컨 등 걸출한 화가들의 자화상은 단순한 얼굴의 형상화가 아니라 깊은 내면세계의 정신과 영혼까지 .. 2015. 3. 30.
여적/ 기울어진 운동장 여적/ 기울어진 운동장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낮잠을 잔 토끼는 꾸준히 기어온 거북이에게 지고 만다. 그러나 이 경주는 처음부터 발빠른 토끼에게 유리한 불공정한 게임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에서도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가득한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가 폭동을 일으켜 선택된 권력자들이 탄 머리칸으로 돌진한다. 현대 사회에 대한 상징과 은유를 담은 영화다. 일본의 영화감독이자 인기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가 쓴 는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통념을 뒤집는 글들이 많다. 예컨대 아이들에게 ‘하면 된다’고 하지만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란다. 그는 능력이 안 되는 아이들에겐 빨리 포기하는 법을 가르쳐야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결코 평등.. 2015. 3. 30.
사설/ 한류 드라마까지 중국 자본이 집어삼키나 사설/ 한류 드라마까지 중국 자본이 집어삼키나 거대 중국 자본의 국내 방송 콘텐츠 제작사 인수와 제작인력의 해외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최근 중국기업들이 국내 제작 핵심 인력 스카우트, 공동 제작, 제작사 경영권 인수나 지분 참여 등의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한중 FTA 타결로 투자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중국 자본의 국내 진입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 제작인력 및 노하우가 중국으로 계속 유출되면 국내 문화산업 자체가 중국자본에 휘둘리고, 결국 한류 콘텐츠의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 방송제작사들이 유명 배우, 프로듀서, 작가 등 한국 제작진을 속속 영입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얘기다. 이들이 제작.. 2015. 3. 30.
사설/ ‘표현 자유’ 요구하며 공동대응 나선 영화인들 사설/ ‘표현 자유’ 요구하며 공동대응 나선 영화인들 지난 13일 ‘표현의 자유 사수를 위한 범 영화인 대책위원회’(대책위)가 연 긴급 기자회견은 현 정부들어 영화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표현 자유’ 침해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무려 74개 주요 영화 단체 및 영화제가 동참한 대책위는 이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려는 모든 시도를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책위는 특히 “영화진흥위원회가 아니라 영화침체위원회”라는 말까지 써가며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영화인들은 그동안 영화제 영화상영등급분류면제추천 규정 개정, 예술·독립영화 전용관 지원사업 방식 변경 등 영진위의 조치들이 영화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며 반대해왔다. 하지만 영진위가 영화제 상영등급분류 제.. 2015.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