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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96

여적/ 미켈란젤로 편지 여적/ 미켈란젤로 편지 댄 브라운의 소설 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 옆자리에 앉은 이가 사도 요한이 아니라 ‘예수와 결혼한’ 마리아 막달레나였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의 ‘피에타’상과 ‘다비드’상,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긴 미켈란젤로 역시 그림 속에 비밀을 숨겨놓은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최후의 심판’에 교회가 요구한 12사도 대신 벌거벗은 성인(聖人)들, 날개 없는 못생긴 천사, 수염도 없는 애송이 예수 등을 그렸다. 심지어 예수 발 아래 노인은 미켈란젤로 자신이라고 한다. 군중들이 펼쳐든 예언서가 백지인 것도 ‘성서의 말씀을 잊은’ 교회를 조롱했다는 것이다. 당시 교황이 그림을 고치라고 지시했지만 코.. 2015. 3. 30.
여적/ ‘터미널’ 난민(難民) 여적/ ‘터미널’ 난민(難民) 할리우드 영화 에서 주인공(톰 행크스)은 미국 방문 길에 동유럽의 고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귀국할 수도, 미국에 입국할 수도 없는 무국적자 신세가 된다. 그는 뉴욕 JFK공항의 환승구역에서 9개월 동안 갇혀 지낸다. 영어를 못해서 어설프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면서도 공항 직원들과 친해지고, 우연히 만난 스튜어디스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최근 이 영화와 너무나 비슷한 상황이 인천공항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내전이 반복되는 아프리카 극빈국 출신의 한 청년이 공항 환승구역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6개월을 살았다는 것이다. 청년은 고국에서 징집명령을 받자 ‘동족을 죽이는 내전에 참여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입영을 거부하고 한국행을 택했다. 하지만 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입국 목.. 2015. 3. 30.
여적/ 자화상 여적/ 자화상 설악산 백담사 오현 스님이 석달 전 문자를 보냈다. “노망이 들어 무문관에 있습니다.” 여든을 넘긴 나이에 스스로 무문관(無門關·밖에서 문을 걸어잠그고 수행하는 방)에 들어가 하루 한 끼만 먹으며 겨울을 났다. 시조 시인으로도 유명한 스님은 등 시집에 늘 동그라미와 눈썹만으로 단순한 얼굴을 그려주곤 한다. 이게 스님의 자화상인데, 불교적인 무심(無心)의 심상이 느껴진다. 김수환 추기경의 자화상도 동그라미 안에 눈과 코, 입을 간단한 선으로 쓱쓱 그린 뒤 ‘바보야’라고 적었다. 추기경의 자화상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바보나눔재단’의 심볼로 쓰인다. 램브란트, 고흐, 고갱, 피카소, 베이컨 등 걸출한 화가들의 자화상은 단순한 얼굴의 형상화가 아니라 깊은 내면세계의 정신과 영혼까지 .. 2015. 3. 30.
여적/ 기울어진 운동장 여적/ 기울어진 운동장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낮잠을 잔 토끼는 꾸준히 기어온 거북이에게 지고 만다. 그러나 이 경주는 처음부터 발빠른 토끼에게 유리한 불공정한 게임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에서도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가득한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가 폭동을 일으켜 선택된 권력자들이 탄 머리칸으로 돌진한다. 현대 사회에 대한 상징과 은유를 담은 영화다. 일본의 영화감독이자 인기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가 쓴 는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통념을 뒤집는 글들이 많다. 예컨대 아이들에게 ‘하면 된다’고 하지만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란다. 그는 능력이 안 되는 아이들에겐 빨리 포기하는 법을 가르쳐야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결코 평등.. 2015.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