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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뷰티풀 마인드

by 김석종 2015. 6. 2.

[여적]뷰티풀 마인드

피타고라스 이래 뛰어난 천재들이 수학의 난제를 풀어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삶은 불행한 경우가 많았다. <뷰티풀 마인드>와 <굿 윌 헌팅>은 그런 수학천재가 주인공인 영화다. <굿 윌 헌팅>의 윌 헌팅(맷 데이먼)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청소부로 일하면서도 고난도 수학 문제를 단숨에 푸는 천재다. 심리학자 숀 교수(로빈 윌리엄스 분)는 이 고독한 젊은 천재의 상처를 감싸주며 밝은 길로 이끈다.

2002년 아카데미 작품·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뷰티풀 마인드>는 ‘내시 균형’ 이론으로 유명한 천재 수학자 존 내시(러셀 크로)의 생애를 그렸다. 그의 이론은 수학뿐만 아니라 21세기 경제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처럼 뛰어난 수학적 두뇌를 지녔지만 생활에선 괴팍하고 비사교적이었다. 실비아 네이사가 쓴 전기 <뷰티풀 마인드>에서 내시는 “숫자를 다루는 일에는 신이 부럽지 않을 만큼 능란했으나 인간관계 함수를 파악하는 데는 갓난아기처럼 서툴렀던 사나이”로 표현된다.

 

 

 



이 전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는 특히 자신을 희생해 불우한 천재의 영혼을 치유하는 얼리셔(제니퍼 코넬리)의 사랑이 돋보인다. 내시와 얼리셔는 MIT에서 교수와 학생으로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내시가 서른 살 무렵 정신분열증으로 정신병원에 들어가면서 이혼한다. 그럼에도 얼리셔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남편과 아들을 헌신적으로 돌본다. 내시는 30여년 투병 끝에 병을 고치고 결국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는다. 아내를 향한 내시의 노벨상 수상 연설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당신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내 존재의 모든 이유입니다.”

내시와 얼리셔는 이혼 38년 만인 2001년 정식으로 재결합했다. 이런 내시와 얼리셔 부부가 며칠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벨상 수상자로 노르웨이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귀국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택시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고 한다. 어떤 수학보다도 어려웠을 인생의 난제인 ‘사랑’을 지켜내고 죽음의 길까지 함께한 천재 수학자 부부의 드라마틱한 삶이 그대로 ‘뷰티풀 마인드’가 아닐까.201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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