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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餘行)

봄, 지리산 여행

by 김석종 2019. 3. 12.

 

봄, 지리산 여행

                                                      

지리산은 넓고 깊다.

지리산 골골샅샅 능선따라 계곡따라 봄빛이 번지고 있다.

함양 마천 칠선계곡 들목의 지리산 산마을 ‘두지터’, 

빨치산 남부군의 최후를 목격한 벽송사, 

신라 구산선문의 첫번째 가람인 남원 실상사,

섬진강변을 노랗게 물들이는 구례 산수유, 

강건너 광양 다압면의 매화!. 

봄이 오는 지리산 풍경을 마음에 담다.  

 

광양땅 다압면엔 매화가 만개했다. 백운산 자락과 섬진강변이 온통 매화 향기다.

 

두지터.

경남 함양 마천면 추성리. 

두지터 마을까지는 지금도 차가 들어가지 못한다.

한국전쟁 후에는 지리산 빨치산인 남부군 간이사령부가 있었다.

토벌이 끝난 뒤 지리산 화전민을 집단 이주시키면서 지금의 마을이 됐다. 

 

과거 두지터 사람들은 담배, 호두 농사와 함께 약초, 산나물, 토종벌로 생계를 꾸렸다. 두지터 담배 건조막



약초꾼이면서 다인(茶人)인 문상희씨는 30년 전 두지터에 처음 들어와 담배 건조막을 고쳐 살았다. 

이 오두막은 지금은 창고로 쓴다.


문씨가 황토로 직접 지은 아홉평짜리 작은집 ‘자연가(自然家)’의 흙벽과 장작더미. 그는 이곳에서 지리산 능선과 계곡을 뒷동산 마실가듯 오르내리며 약초를 캔다.


두지터가 옛날처럼 첩첩산중 오지마을은 아니지만 수줍은 산촌 정서와 풍경은 꽤 남아있다.

가던 날이 마침 광양매화축제 개막일이었다.

홍쌍리 매실농원이 있는 섬진마을 축제장으로 향하는 섬진강매화로는 교통체증이 엄청났다.

다행히 광양시 다압면 관동마을에서 인파를 피해 호젓하게 매화꽃을 감상했다.

      눈 내린 듯 새하얀 매화꽃의 독특한 장관에 실컷 눈호강을 했다. 

 

 

벽송사(碧松寺).

빨치산 남부군이 섬멸되고 이현상이 사살된 곳이다.

벽송사는 일주문도, 천왕문도 없다.

울창한 송림과 대숲에 둘러쌓인 당우들이 단청없이 소박하고 단아하여 고요한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벽송사 법당 뒤편에 우뚝 서 있는 우람한 소나무 두 그루가 인상적이었다.

수령이 300년이라는 이 소나무는 도인송(道人松)이라고 한다.짝을 이루는 또 한 그루의 소나무는 미인송(美人松)이다.


 도인송은 나무 둘레 1.2미터, 높이 35미터의 보호수다.


기와와 황토로 쌓아올린 벽송사의 굴뚝.


벽송사 뒤뜰에서 땅에 떨어져 곱게 잘 썩고 있는 모과.


벽송사 담장

 

벽송사 삼층석탑 뒤쪽에 석종형(나, 김석종의 형님?) 부도 3기가 서 있다. 긴 세월에 걸친 마모가 워낙 심해서

그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실상사(實相寺).

남원 실상사는 신라 9산 선문 중 첫번째로 문을 연 절이다.

산 속이 아니라 논과 밭과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평지사찰이다. 

꽃살문이 참 아름답다. 

 

남원 실상사 약사전의 꽃문창살. 꽃문양 조각이 정교하고 세월에 바래가는 색감이 아름답다. 



 선진강변 구례땅의 산수유도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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