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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적]태안 마도 ‘보물선’

by 김석종 2014. 11. 28.

 [여적]태안 마도 ‘보물선’

 1997년 12월31일 장철수, 이덕영, 이용호, 임현규 대원을 태운 뗏목 ‘발해 1300호’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떠났다. 발해 옛 항로를 탐사하던 뗏목은 목적지인 울릉도 근처에서 풍랑에 휩쓸려 일본 오키제도 도고섬에서 난파했다. 탐험대는 모두 목숨을 잃었지만 해양왕국 발해의 고대 뱃길을 증명해낸 뜻깊은 성과를 남겼다.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인들은 동북아 해상을 앞마당처럼 드나드는 아시아의 바이킹이었다고 한다. 고구려·백제·신라 역시 조선술과 항해술이 뛰어났다. 통일신라의 ‘해상왕’ 장보고, 고려의 왕건은 바다를 제패한 영웅들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고대 선박 건조술과 해상로, 항해술은 미스터리로 남았다. 태양, 달, 별 등과 같은 천체의 방위와 해류, 바람을 이용하는 특별한 항해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최근 들어 이런 고대의 배들이 심심찮게 인양돼 주목을 모은다. 진귀한 보물을 가득 실은 보물선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진진하다. 특히 서해와 남해의 바다 밑은 거의 ‘수중 보물창고’라고 한다. 1976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찾아낸 ‘신안선’(11세기)에서는 10여점의 국보급 고려청자를 포함해 무려 2만3000천여점의 보물이 쏟아져 나왔다. 1983년엔 전남 완도 앞바다에서 키조개를 캐던 잠수사가 도자기를 발견해 중국 원나라 배인 ‘완도선’(14세기)을 발굴했다. 고려청자 3만4천여 점, 철제 유물 18점, 목제 유물 9점 등 모두 3만7백여 점의 어마어마한 수중 유물이 나왔다.
 충남 태안 앞바다는 물살이 빠르고 암초가 많아서 고려·조선 시대 목선 수백 척이 침몰했다는 곳이다. ‘난파선의 공동묘지’로도 불린다. 2007년 고려청자가 주꾸미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서 본격적인 보물찾기가 시작됐다. 그동안 태안선, 마도 1·2·3호선 등 4척의 고려 시대 선박과 3만여점의 유물이 인양됐다. 이번에 마도에서 또 100여점의 조선 백자를 실은 보물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다. 특히 이 배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발굴된 적이 없는 조선 시대 고선박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신석기 시대 배까지 있는데 조선시대 배가 없었다는 것도 특이하다. 이 희귀한 조선 배 ‘한선’이 고대 선박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가 됐으면 한다. 201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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