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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살림>

추사가 말한 최고의 음식, 훌륭한 모임

by 김석종 2014. 11. 28.

 

  추사가 말한 최고의 음식, 훌륭한 모임

   지난 가을 간송미술관의 ‘추사정화’전과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의 ‘봉은사와 판전’전을 보고 온 뒤로 추사(秋史)의 여운이 오래 간다. 그 중에 추사가 과천 시절 일흔 한 살, 죽음을 앞두고 내놓은 예서 대련 대팽고회(大烹高會)가 있다. ‘大烹豆腐瓜薑菜(대팽두부과강채)’ ‘高會夫妻兒女孫(고회부처아여손)’. “가장 좋은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이고 “최고의 모임은 부부와 아들 딸 손자 손녀”란다.
 글씨가 아이의 그것처럼 꾸밈없고 편안해서 가히 고졸담박(古拙淡樸)하다. 그 양쪽에 협서로 이렇게 부연했다. “이는 촌 늙은이에게 제일가는 즐거움이요 으뜸가는 즐거움이다. 비록 허리춤에 말(斗)만큼 큰 황금인(黃金印)을 차고, 먹는 것을 사방 한 길이나 차려놓고, 수백 명의 시첩(侍妾)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맛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평범한 일상생활이 가장 이상적이고 최고의 경지라는 말이다. 추사 스스로 회한에 젖어 삶의 기쁨이 소박함에 있다고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 평생 가족과의 단란한 생활을 소홀히하고 평범한 생활을 외면하고 살았던 추사가 죽음을 앞두고 깨달은 깊이다. 우리는 어떤가. 벌써 연말 모임이 줄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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