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여적]자살에 대한 교회 지침
김석종
2014. 11. 28. 15:26
[여적]자살에 대한 교회 지침
“일반 병원은 환자가 ‘살려달라’고 찾아오지만 정신과는 ‘죽고 싶다’고 찾아오는 곳이다.” 의대생들이 흔히 하는 블랙 유머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자살론>에서 자살을 개인적 고통이 원인인 이기적 자살, 가미카제 특공대나 논개처럼 공동체를 위해 생명을 던지는 이타적 자살,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낙오되거나 적응하지 못한 아노미적 자살로 구분했다.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의 저자인 미국 심리학자 토머스 조이너는 자살 욕망을 키우는 두 가지 요소로 ‘짐이 된다는 느낌’과 ‘소속감 단절’을 든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매일 821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그중 43.6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것이다. 경제난, 가정불화, 취업, 질병 등 원인도 다양하다. 최근에도 입시 스트레스와 ‘왕따’ 등으로 인한 청소년 자살, 생활고 때문에 발생한 송파구 세 모녀 등 일가족 자살,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병사들의 자살 등 ‘자살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비인간화가 많은 사람들을 자살로 몰아가고 있는 셈이다.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교회 신도들도 자살을 한다. 기독교는 자살을 ‘신에 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죄악시한다. 그런 보수적 전통을 따르는 데는 한국교회가 일등이다. 어떤 목사들은 “자살하면 구원받지 못하고 지옥 간다”면서 장례식조차 외면할 정도란다. 자살이 심리적 질병으로 규정된 지 오래지만 많은 목사들이 여전히 “자살 지옥”만 외친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예장 통합)에서 새롭게 ‘자살에 대한 목회 지침서’를 채택했다는 소식이다. ‘자살은 주변의 사람들, 가족, 친지, 동료, 이웃들이 더 사랑해주지 못한 결과’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모처럼 ‘죄악’보다 ‘사랑’을 내세우는 교회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제는 팍팍한 삶에 지쳐서 죽고 싶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껴안고 살아갈 용기를 주는 교회를 곳곳에서 만나게 될까. “생명은 소중하다”는 공허한 말 대신 사회적 약자의 짐을 함께 나눠 지고 가겠다는 교회의 변화에 큰 기대를 건다. 2014.11.15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매일 821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그중 43.6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것이다. 경제난, 가정불화, 취업, 질병 등 원인도 다양하다. 최근에도 입시 스트레스와 ‘왕따’ 등으로 인한 청소년 자살, 생활고 때문에 발생한 송파구 세 모녀 등 일가족 자살,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병사들의 자살 등 ‘자살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비인간화가 많은 사람들을 자살로 몰아가고 있는 셈이다.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교회 신도들도 자살을 한다. 기독교는 자살을 ‘신에 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죄악시한다. 그런 보수적 전통을 따르는 데는 한국교회가 일등이다. 어떤 목사들은 “자살하면 구원받지 못하고 지옥 간다”면서 장례식조차 외면할 정도란다. 자살이 심리적 질병으로 규정된 지 오래지만 많은 목사들이 여전히 “자살 지옥”만 외친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예장 통합)에서 새롭게 ‘자살에 대한 목회 지침서’를 채택했다는 소식이다. ‘자살은 주변의 사람들, 가족, 친지, 동료, 이웃들이 더 사랑해주지 못한 결과’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모처럼 ‘죄악’보다 ‘사랑’을 내세우는 교회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제는 팍팍한 삶에 지쳐서 죽고 싶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껴안고 살아갈 용기를 주는 교회를 곳곳에서 만나게 될까. “생명은 소중하다”는 공허한 말 대신 사회적 약자의 짐을 함께 나눠 지고 가겠다는 교회의 변화에 큰 기대를 건다. 2014.11.15